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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가 천문관측기구라는 설명을 들으면 지잡대라도  의문을 품게 된다.
높이가 10미터도 안되는 첨성대를 굳이 만들어서 그 위에 올라가서 관측할 필요성이 있을까?

통일신라시대에는 농업이 주요 산업이었으므로 기후의 예측은 국가경영에 필요했으며
또한 국가의 길흉을 점치는 점성술이 만연했던 시절이었으므로 천문 관측은  중요한 사업이었다.

신라시대 천문관측 기록을 보면 첨성대 건립 이후에 천문관측기록이 급격히 늘어나서 이전 대비 4배에 달한다.
이것으로 첨성대가 고대 천문관측사에서 뭔가 획기적인 역할을 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첨성대의 구체적인 이용방법, 즉 관측원리에 대해
기술되어 있는 문서는 남아있지 않으므로 갖가지 추측만 있을 뿐이다.


첨성대의 관측원리에 대한 추정썰은 


- 첨성대의 바닥에 사람이 누워서 첨성대의 천정에 뚫린 구멍을 통해 천문을 관측했다는 설.


(굳이 이렇게?)

- 첨성대 꼭대기에 나무판을 설치해서 그 위에 관측기구를 설치해 이용했다는 설.



(사다리를 2번 타고 올라간 후 꼴랑 9.;17미터 높이에서?)

아니면 아예 관측목적이 아니라 첨성대를 만든 돌의 갯수와 기단 수 등을 이유로 들어 
우주의 원리를 표현하고 왕(선덕여왕)의 장수를 기원하는 상징물에 불과했다는 설도 있다.



이런 썰들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실제 증거는 많다.


1. 조선시대에도 혼천의 등을 이용해서 천문을 관측했지만 오늘날 남아있는 혼천의는 그냥
   지상이나 2~3미터 수준의 기단에 설치되어 있지 첨성대처럼 10미터 정도의 높이에 설치된 것은 없다.
   당연히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고.



2. 첨성대의 구조를 보았을 때 특이한 점은 옆면에 뚫려있는 사방 약 1미터의 창문같은 구멍구조다. 그 구멍 아래 돌에는 사다리 같은 것을 걸치도록 홈이 파져 있다.

   연구자들은 이 창문에 대해 '사람이 일단 이 구멍을 통해 올라가고 발판을 만들어 그 안에서 다시 사다리를 통해 꼭대기까지 올라갔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꼭대기에 올라가려면 그냥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긴 사다리를 만들면 되지 굳이 왜 중간에 불필요하게 창문을 만들어야 했을까?


3. 또 하나의 특이점은 현재 남아있는 첨성대의 내부는 총27단의 구조 중에서 13단 이하는 모두 메워져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첨성대 내부에 사다리를 또 놓기 위해 지지용도로 메웠다면 흙 같은 걸 이용해서 촘촘하게 메우면 되겠지만 흙이 아니라 잡석들로 대충 메워져 있는 상태이다.




이런 여러 미스터리들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몇 년 전 나온 첨성대의 원리에 대한 재미있는 연구가 있어 소개해보려고 싼 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첨성대는 천문관측을 위한 원시적 형태의 카메라였다,
즉 첨성대의 형태 그 자체가 하나의 카메라 역할을 했다는 이론이다.


초딩때 컴컴한 방에 촛불을 켜놓고 두꺼운 종이박스에 작은 구멍을 뚫어놓고 종이박스의 안을 보면
촛불 모양이 구멍을 통해 박스 벽에 거꾸로 비춰져 보이는 실험을 해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게 바로 카메라의 원리인데 유럽에서는 이걸 카메라 옵스큐라라고 불렀고 실제로 이걸 이용해서
초상화 같은 걸 그리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첨성대 카메라 이론은 첨성대 꼭대기의 우물같은 구멍을 나무판자 등을 이용해서 막고(실제로 판자를 걸치기 위한 홈이 있음)
그 나무판자에 뚫린 작은 구멍을 통해 첨성대의 채워지지 않았던 바닥에 비치는 별의 모양을
첨성대 중간의 창문을 통해 사람이 관측하고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더 뒷받침하기 위해 논문에서는 첨성대 기단부와 1단에 남아있는 먹물같은 자국을 
증거로 주장하고 있다.
첨성대 바닥에 먹물 등을 채워놓고 그 위에 비치는 밤하늘의 모양을 관찰했다는 것이다.



이 이론이 맞다면 이런 카메라 옵스큐라 원리를 이용해 천문을 관측하려 했던 건축물은 역사적으로 남아있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만큼

과거의 통일신라 시대에 첨성대는 국가적인 중요자산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신라멸망 직전에 첨성대의 관측원리를 숨기기 위해 관측용 구멍과 가리개먹물 등을 제거하고

내부를 잡석과 흙으로 대충 채워넣었으며이 상태가 현재 남아있는 첨성대의 모습이 되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현재 첨성대의 내부 잡석을 제거하고 천정에 관측용 구멍을 부착하고,

바닥에 반사용 용액을 채운 후 창문을 통해 밤하늘의 모습이 투영되는지 확인하면 될 것이다.

 

미세먼지와 스모그에 찌든 21세기 밤하늘이 고대 신라의 첨성대 바닥에도 잘 비춰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참고논문:   국보 31호 첨성대의 과학적 관측원리에 관한연구(2010), 박미례 · 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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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h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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